노하우보단 경험에 가까운데요.. 뭔가 갑자기 여기다 적고 싶어졌습니다.
저같은 사람도 있다는 걸 보면서 많은 생각을들 가지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금 저는 딱히 만족스러운 인생도, 딱히 불만족스러운 인생도 살지 않습니다.
그래도 일단 평범하게는 사는 것 같으니.. 뭐 나쁘진 않네요.
얘기하면서 취준생 분들이나 이직 준비하시는 분들께 뭔가 인상을
줄 수 있는 부분은 글자 색을 빨간색으로 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이 정말 남는 분이거나 32살에 6번째 직장다니는 사람이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시길 추천드리고 다른 분들은 뭐.. 글이 엄청 길다는 점만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우선 처음 취업을 준비하던 2013년으로 거슬러올라갑니다.
2013년 : 당시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며 모 은행에 무조건 입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했습니다. 상반기에는 해당 은행 공채가 뜨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사지원서를 단
한 군데도 쓰지 않았습니다. 기회가 있으면 이력서를 이래저래 써보면서 어느 정도
기업에 합격할 수 있는지 검토를 해봤어야 할 기회를 상반기에 놓쳐버렸죠.
그렇게 하반기가 되었습니다. 모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5군데에 이력서를 쓴 결과
전부 서류탈.. 거기서 저의 좌절은 엄청났습니다. 왜 상반기에 써보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더라고요.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로 2013년이 갔습니다.....
(졸업은 2013년 8월에 했습니다.)
2014년 : 친구의 추천으로 그냥 써본 게임사 재무팀 채용형 인턴.. 서류에 합격하고
인적성도 합격하고 최종면접(은 1번)에 도달합니다. 탈락했지만 전공 살리면 어떻게
먹고 살 길은 생기겠구나.. 금융권의 채용이 더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을 보고 기업
회계팀 위주로 입사를 지원했습니다. 대기업 중견기업은 죄다 서류탈하고 중소만
서류합 하는데 대략 연봉은 2,500~3,500 정도.. 그러다 어느 개인 중소병원에 입사를
했는데 연봉이 2,400이더라고요. 공고에 2,600대라고 봤는데 그건 퇴직금을 포함한
금액이랍니다. 가능하면 면접 때 연봉에 관한 질문을 할 수 있으면 좋겠더라고요...
그 근로계약을 2일째에 했는데 첫 날 신입사원 환영한답시고 다들 잘해주셔서.....
일단은 다녀보기로 했습니다.(나중에 근로계약을 입사 일주일 이내에 하면 나름
근본이 있는 회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처음엔 1년은 다녀보고 생각하자는
마음을 갖고 열심히 다니다가 나중에 차장급 이상 연봉을 보면서 열심히 오래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2015년 : 상반기 6개월은 정말 지옥같았습니다. 병원 이전 및 새로운 업무의 발생,
자금 조달 방식 변경으로 인하여 평균 10시 이후 퇴근에 토요일 출근은 덤이었습니다.
그리고 팀장님께서 주 2회 이상 술을 먹자 하시니 워라벨도 없고 살은 미친 듯이 찌고
그래서 진지하게 말씀드렸습니다. '팀장님.. 술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가 어떻습니까?
너무 자주 먹는 것 같아서 건강에도 안 좋고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정중하게 말씀을
드리니 팀장님께서도 알았다 하시며 술을 한 달에 2~3번 정도만 먹게 되었습니다.
상반기에 개고생 한 것에 비해 하반기에는 월 2~3회 정도만 야근을 했습니다.
더군다나 제가 개고생한 것을 계기로 야근수당의 틀이 마련되고 있었습니다.....
하반기에는 몇몇 불만이 있었어도 꽤 평화롭게 지냈습니다. 무엇보다도 행정실
사람들이 다들 좋으셔서 제가 망나니처럼 굴어도 좋게 좋게 봐주셨습니다.
(제가 얼마나 망나니같았고 얼마나 좋은 사람들이었는지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그러던 중 12월 말경에 일이 생겼습니다. 구조조정이랍시고 오래 다닌 이사님
연봉을 반으로 짜르고, 제 사수와 계열사 회계 담당하시던 분들이 사실상
해고 통보를 받게 됐습니다. 주변 사람들 짐싸는 거 보니 그런 생각 들더라고요.
'여긴 회계감사도 안 받고, 부가세 신고도 안하고, 법인세 신고조차 안해....
그렇다고 매출액이 많거나 회계 제도가 명확하지도 않아.. 나중에 내가 저렇게
짤리게 되면 먹고 살 길이 있을까..??' 이러한 생각이 들어서 팀장님께 12월 말일
쯤에 퇴사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첫 직장 기준 연봉 2,960만)
2016년 : 팀장님께서는 다니면서 이직할 여건을 마련해줄테니 퇴사는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마음이 떠난 상황에서 업무에 집중하지 못할 것 같고
토익 점수라도 더 올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여러 분들이 몇 차례 말렸음에도
3월 5일을 퇴사 날짜로 정했습니다. 1월에는 인사팀의 착오로 야근 수당이 나오지
않아 팀장님께 말씀드려서 야근 수당 약 70만원을 받았고, 퇴사로 인한 연차수당은
회계연도 기준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근거를 들고 가서 15일치를 받아냈습니다.
토익은 2014년에 805점이었는데 2016년 3월 중에 850을 찍었습니다. 한 번 더
봤는데 700점대로 떨어져서 다시는 토익을 보지 않기로 했습니다.
경력이 있어도 생각보다 취업이 잘 안됐는데 그러다 5월에 어느 준공공기관에
합격합니다. 연봉은 대략 3,500만원이었네요. 그런데 분명 9to6이라 들었는데
저는 8시 전에 출근해서 8시 지나고 집에 가랍니다. ??????? 그리고 저 주량이
소주 반 병인데 아니 무슨 잔 돌려마시면서 술을 계속 줍니다. ?????? 그리고
저는 회계직무라고 들어서 지원한 건데 뭔 출장을 그리 자주 가야 하는지
모르겠고 제가 생각한 직무와는 다른 업무를 하게 되었고.. 사수는 저와 직무가
다르다는 이유로 알려주지도 않고.. 입사한 다음주에 3박 4일 출장을 갑니다.
아 출장 진짜 싫은데.. 근데 출장 가는 건 둘째치고, 첫 날에 과음, 둘째 날에
몇 잔 먹은 뒤 셋째 날에 또 과음.. 그리고 출장 복귀한 날 부장님께서 '다들
수고했고 간단하게 식사를 하자.'라고 하시더니 뭔 술자리에 직속 상무님과
비서실장님께서 오셔서.. 술을 또 미친 듯이 먹었습니다. 도저히 못 먹겠어서
거절해도 5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돌아오는 잔................... 너무 힘들어서 아버지랑
첫 직장 팀장님께 울면서 전화했네요. 이런 술에 미친 회사는 못 다니겠다고.. 제 동기
1명이 약 10일만에 퇴사했고 제가 거의 3주만에 퇴사했네요.
그리고 한 달 조금 넘게 취준하다가 대기업 계열사에 입사했습니다. 당시 사립대
회계팀 면접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담당자 분께 면접 참여 관련하여 전화를 받았고,
입사를 해서 못가겠다니까 막 담당자님께서 한숨을 쉬시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든 면접은 봤어야 했는데 말이죠........ 진짜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면접을 봐야합니다. 연봉은 3,300 정도였고 직무는 잘 맞았지만 출퇴근 거리가 멀고
사람들과 코드가 안 맞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다들 뭔가 액티비티 한 것을 원했지만
저는 되게 조용하고 집돌이였던지라................ 첫 직장에서 사람들이 정말 얼마나
좋았고 잘 맞았는지.. 그리고 제가 뭔가 하나에 미련을 두고 있었는데 그건 바로
'대학병원 입사'였습니다. 너무 급하게 취업을 한 거 아닌가 싶어서 회의감을 갖던
중에 어느 날 술자리에서 말을 잘 안한다는 이유로 팀장님께 '너를 면접에서 왜
뽑았는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듣고 엄청난 충격에 빠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사회진출
5년 동안 가장 큰 상처를 받은 말이었네요. 그것도 업무 관련이 아니라 술자리에서
말을 안 한다고 그런 말 들으니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퇴사 후 하반기에 대학병원
준비만 열심히 해보자 결심하고 2달만에 퇴사했습니다.
하반기에는 정말 대학병원 준비만 했습니다. 명의도 열심히 챙겨보고 의료 관련
기사도 잘 찾아보고.. 근데 이거 몇 시간 안했고 게임만 하루종일 했죠...............
뭐 그래도 면접 기회는 여러 번 있었습니다. 잘 안 풀리더라고요.. 그러던 중 12월,
5대 대학병원 중 하나의 구매팀 면접을 봤습니다. 저는 면접을 위하여 확실한
무기를 하나 준비해갔고 그 무기는 통했다고 생각했습니다. 7명(중 2명 합격)에게
1인당 5개의 질문을 하는 동안, 면접관 네 분이 지원자 1명에게 주목하는 유일한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3명은 관련 경력도 없는데다 엉뚱한 대답만 한 것
같고.. 합격 가능성이 높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탈락......................
(첫 직장 계속 다녔으면 연봉 3,250만)
2017년 : 탈락의 충격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대략 4개월 갔네요.. 제가 최근에
직장 게시판에서 '탈락했다고 자괴감 절대 갖지 마세요. 그 자괴감은 향후에
더 큰 자괴감으로 본인을 파멸시킬 뿐입니다.' 이런 뉘앙스의 댓글을 달 수
있는게 직접 경험해봤기 때문입니다. 자신감을 상실하고 삶에 의욕이 없는
모습이 보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부모님도 그렇고 친구들도 그렇고 다들 제가
자신감 없어보인다 했죠. 진짜 자신감이 합격의 결정을 좌우하진 않을지언정,
자신감 없이 뽑히겠다는 것은 '난 그냥 뒈질 거야.'라고 생각한 상태로 전장에
나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악순환이 시작됐고, 한 예로 1차 면접에서
1순위로 후보가 된 중소기업에서 인사치레라고 전달받은 대표이사 면접을
탈락해버렸습니다. 그렇게 계속 좌절하다보니 하루종일 게임만 했고.. 이력서는
그냥 막 쓰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첫 입사지원 때보다는 나은게 서류합격 회사
연봉의 폭이 2,300~4,500 정도 되더라고요. 그래봤자 어떤 회사는 상반기 내에
2번 탈락하기도 하고....... 생활비가 부족했는데 가끔씩 뵈었던 첫 직장 팀장님이
먼저 생활비로 200만원 정도 빌려준다 하시더라고요. 처음엔 거절했지만 정말
돈이 없게 되면서 부탁드렸습니다. 이래서 직장생활을 정말 잘해야 하는 건가
싶고 뭐 그렇습니다. 여하튼 향후 자신감을 얻은 계기가 2가지 있었습니다.
하나는 어느 협회 면접관님을 통해서였습니다. 제가 면접을 본게 60번 이상
되지만 탈락통보를 전화로 받은 건 그게 유일했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부탁드렸습니다. 인생 선배로서 제발 저의 문제점과 조언 한 마디만 해달라고..
그러자 대략 이런 답변을 주셨습니다. '지원자들에 대해 면접관들의 의견이
갈렸고 논의 끝에 다른 사람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뽑은 것이지, 붕어씨가
절대로 부족한 것이 아니다. 붕어씨가 부족한 것을 하나 꼽자면 우리 회사에
대해 아는 것이 조금 부족하고 지원동기가 추상적으로 느껴졌다. 그 부분에서
다른 지원자가 더 자세히 말한 점은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부족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의견이 갈리고 더 적합하다 생각한 사람을 논의 끝에 선택했을
뿐이다. 이런 결과를 알려주는 것에 대해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경쟁률도 엄청났던 걸로 아는데(면접비 유일하게 10만원 받았습니다. 그것도
면접 30분 정도 하고..) 이렇게 말씀해주시니 너무도 고맙고 힘이 났습니다.
또 하나는 취성패인데 뭐 프로그램 자체는 저에게 그닥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담당자님께서 많은 힘을 주셨던지라 심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뭐 돈도 조금씩 나오고....... 당시 경험을 통해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획득하여
직업 관련 방송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되었습니다.
기운은 5월 중에 회복하였고 모교 대학병원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인사팀을
뽑는 자리에서 원무과를 가겠다 했으니 참 정신 나갔죠.. 아니 공고에 인사팀이
써있었으면 몰라도 그냥 행정이라 써있었으니.. 면접 직전에 담당자 분께서
인사팀이라 말씀해주셨지만 저는 그냥 소신껏 밀어붙였습니다. 결과는 탈락...
옆자리에 있던 모교 대학원 출신 지원자가 최종합격 했을 것 같더라고요.
그 후 몇 차례 면접에서 탈락했지만 뭔가 초탈한 느낌이 든지라 꽤 여유롭게
면접을 본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7월에 대기업 계열사 면접을 본 상태에서
모교 대학병원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적당한 자리에 TO가 났으니
붕어씨를 뽑겠다. 와 이게??? 대기업 계열사는 탈락한 상태에서 차점자로
합격 기회가 생겼고 다른 대기업 계열사 최종합, 중견기업 1차 면접을
합격한 상태였는데 정말 가고 싶었던 곳 당연히 가야죠.........(연봉은 대략 3,400만)
근데 여기.. 대략 10일만에 나왔습니다. 원무과가 분명 대학병원에서의
커리어를 시작하는데 가장 좋은 부서지만.. 직무가 너무 안 맞더라고요...
그냥 안 맞는 정도가 아니고 며칠 동안 잠을 하나도 못잤습니다. 심지어
하루는 술을 주량 이상으로 마셨는데 하나도 잠을 못잤습니다. 다양한
원인이 있었는데 가장 큰 것은 제가 사람 대하는 업무를 정말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모님께서 제가 은행에 지원하겠다고 했을 때부터 저에게
'너는 사람들 대하고 그러는 거 잘 못할 거다.'라고 하실 때마다 흘려들었는데
정말 뼈저리게 후회했습니다. 여러분들 구직을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지이지만, 주변 사람들의 의견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정말
'취업 망해라' 하고 저주하는 수준이나 '에휴 그 나이에 ㅉㅉ 부모님이 걱정이다.'
이딴 수준의 망언이 아니면 어떠한 조언이라도, 상대가 하는 말이 꼰대같더라도
일단 듣는 것이 좋습니다. 걱정하는 마음이 없으면 꼰대질도 안하거든요..
여하튼 10일만에 퇴사하고 부랴부랴 중소기업 회계팀 입사했습니다. 면접 때
엄청나게 까이고 합격했지만 오너가 이상한 사람이라는 점은 확실하게
알겠더라고요. 8시 30분~6시 30분이 기본 근무인데 그마저도 퇴근 눈치
봐야한다는게 이해가 안 갔고, 연봉도 3,100만 정도고......... 공휴일에 연차를
깐다고 하고 컴퓨터는 구형 노트북이라 엄청나게 느리고..... 하다못해 멀쩡히
있는 엘리베이터도 못타게 하고....... 회사 분위기도 무거운데 더군다나 신입..
뭐 경력 안되는 회사 2년 못채웠으니 별 수 없죠........ 그런 상황에서 입사
한 달 뒤에 사수 역할 하시던 주임님 나가고, 대리님 나가고, 연말에 차장님
나가고.. 6명 중 3명이 나갔습니다. 주임님 나갔을 때 이미 평균 퇴근 시간은
10시 이후였던 것 같습니다.
(첫 직장 계속 다녔으면 연봉 3,300만)
2018년 : 숨넘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1월에 사원급이 2명 충원되는데 부장님까지
나간다 하시네요. 1월 중순부터 감사 준비를 제가 총괄하여 진행했습니다. 감사
받아본 적도 없는데 감사 총괄을 한다??????????? 그 부장님이 일주일에 1~2번 와서
도움은 주셨지만 전반적으로 제가 전년도 파일 보면서 계정별로 정리하고 마무리했습니다.
미치는 줄... 당시 설연휴가 끝나면 감사인 필드 방문이었는데 설연휴 전날 저녁 5시 30분에
계정 하나의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그 날 밤 12시에 퇴근했네요. 회계법인 파트너님이
방문하자마자 물어보셨습니다. '부장 어딨어요??' 저는 대답을 머뭇거렸습니다. 부장님이
자기 퇴사한 거 얘기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그러자 '아니 감사인 방문했는데 자리 비우는
부장이 어딨어요?' 와 이 말 들으니 기준 진심 좆같더라고요.. 뭐 힘들었지만 감사는 나름
잘 끝냈습니다. 로컬 법인이었지만 뭐 적정의견 받았고 파트너님이 '와 붕어씨 감사 절라
잘 받는다.'라 하셨으니 뭐................... 그래도 이짓 하니까 이력서에 쓸 거 많이 생기더라고요.
헤드헌터들 연락오면 연봉이 대략 4천 내외기도 했고.. 4월 1일에는 새로운 부장님이,
5월 1일에는 새로운 과장님께서 입사를 하셨습니다. 처음엔 분명 두 분 다 의욕적이었는데..
언제부턴가............ 그러던 중 회계사님께서 저에게 연봉 4,500짜리 자리를 제안해주셨습니다.
저야 좋습니다 했지만 자리가 있다 없다 자꾸 말이 바뀌다보니 그냥 포기했죠. 회사는
망조고 경영진은 전혀 바뀔 생각 안하고 퇴사율은 50%에 육박하고.. 1년 채우고 나가자는
생각으로 가득했습니다. 몇 군데 제안을 받았지만 꽂히는 곳이 없더라고요. 그러던 중 현 직장의
면접을 봤습니다. 태어나서 면접을 2시간 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이사님과 면접을 봤는데 정말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모두 얘기한 자리였습니다. 2시간 면접보니 사람이 정말 좋다는 점이
느껴지더라고요. 고생 무지하게 할 거라는 말이지만 회사 비전도 보였고 제가 맡을 역할이 클 것
같아서 좋더라고요. 직위는 주임이고 연봉은 300 정도 오르는 상황이었지만 일단 탈주하고
싶다는 생각에 옮겼습니다. 부장님께서는 저를 전혀 잡을 생각 안하시더라고요. 본인도 나가려
하셨으니.. 그 다음주에 연락이 언제 입사할 거냐고 연락이 왔는데 저는 인수인계도 해야하고 1년
채워서 연차수당과 퇴직금도 받아야 하니 11월 1일에 입사하겠다 했습니다. 그렇게 11월 1일에
입사를 했지요. 입사하자마자 4일만에 근로계약서를 써서 조금 부족했지만 그래도 근본이
느껴졌고, 6군데 직장 중에 24인치 듀얼모니터는 처음 써봐서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와 친구들한테 듣던 듀얼모니터가 이런 거구나....(집에선 32인치, 24인치 듀얼로 써왔습니다.)
입사하자마자 대리님 두 분, 사원 한 분이 한 달만에 퇴사했습니다. 근데 충원이 정말
빠르더라고요. 그래 충원은 이렇게 해야지.. 근데 대리님 한 분이 법인 하나를 총괄하셨는데
그게 저한테 넘어와서.. 모양새가 뭔가 주임이 총괄하고 관할 하에 대리 1명, 주임 2명이
있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회계감사 총괄은 이사님께서 하셨지만 1차적 대응은
제가 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
(첫 직장 계속 다녔으면 연봉 3,600만)
2019년 : 1월 1일부터 출근했습니다. 그리고 휴일수당을 받았습니다. 전 직장에서는
그런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뭐 만족했습니다. 사람이 정말 극한을 경험하면 그보다
나은 환경에서 어지간하면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떤 분이 ㅈ소기업에
입사했다고 했을 때, 28살 이하면 1년 다녀보라 하고 29살 이상이면 때려치고 다른 곳
알아보라 합니다. 그 ㅈ소기업이 생각보다 괜찮을 수도 있고, 젊었을 때 극한을
경험하면 나중에 어지간한 것에는 만족할 수도 있으며, 중고신입으로 점프할 수
있는 기회가 분명 있기 때문입니다. 29살 이상일 경우에도 상황에 따라 위와 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지만, 솔직히 제가 책임지고 다녀보라는 말씀은 못 드리겠습니다..
여하튼 인사팀에서 주 52시간 1년 조기 도입으로 토, 일요일 수당을 줄 수 없다고
하자 이사님께서 '시스템 개발 끝나면 직원들이 제발 일 좀 달라고 하게 만들테니까
1년만 좀 미뤄주세요 제발..'이라고 하셔서 정말 1년이 미뤄졌습니다. 그 때 이사님이
직원들 많이 생각하시는 분이라고 느꼈습니다. 뭐 토, 일요일에 출근한 건 총 4일이긴
합니다만.. 그리고 감사 대응을 하는데 달라는 자료의 양과 질이 정말 다르더라고요.
이래저래 참 힘들었습니다. 기본 퇴근 시간 10시에 새벽 퇴근도 여러 번 하고.........
전에 있던 사람들이 정말 회계처리를 근본없이 했는데 아는 사람도 없고.....................
더군다나 빅포 법인 대응이라 의견이 제대로 나오질 못했죠.. 이래저래 숙제가
많은 감사였고 개선을 위해서 노력 중입니다. 뭐 야근은 주 1~2회 정도만 하지만......
그래도 설연휴 전 날에는 낮 1시 30분에 퇴근했네요. 집에 가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회사 얘기 자세히 쓰다보니 연봉을 대놓고 얼마라 하긴 뭐하고.. 소폭 올랐습니다.
내년에는 좀 많이 올려달라고 할 생각인데 어찌 될지 봐야겠네요. 여하튼 최근에
4박 5일 여행 다녀오고 입사한지 6개월이 된 상태에서 회식을 했는데 저는 몸이
안 좋아서 술 한 잔 못 먹고 나왔습니다만.. 이사님께서 돌아와줘서 고맙다 하시고..
대표이사님께서도 버텨줘서 고맙고 내년에 더 잘해보자 하시는데 정말 전 직장과
대우가 비교되더라고요. 사람마다 직장생활을 할 때 우선시 하는 것이 다릅니다.
연봉, 근로 시간, 직무, 기업문화, 주변 사람들, 회식문화, 회사 발전 가능성,
나의 발전 가능성 등등.. 모두 만족하면 좋겠지만 자신이 무엇을 중요시하는지,
그리고 자신의 성격과 직업관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깨닫고 구직을 하시면 향후
회사생활이 더 순탄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회사생활에 있어 발전 가능성과
주변 사람들, 전산적인 측면을 중요시하는데 이러한 부분이 만족스럽기 때문에
(전산은 현재 불만족이지만 개발 중이니..) 지금 회사를 잘 다니고 있습니다.
이제 갈 곳도 없으니 최소 과장은 달 생각 하고 있죠. 마음같아선 종신하고 싶지만..
5년의 회사생활 동안 정말 별의 별 일이 다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일복은
제대로 터졌네요. 어떻게 가는 곳마다 이러냐.... 뭐 생각해보면 굳이 일이 없는
회사라면 채용할 필요가 없을테고, 회사에 문제가 있으니 결원이 발생하여
채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일테니 대부분 저같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32살 4년제졸+군필이면서 6개 직장 입사, 대략 10회의 최종합격, 60여회의
면접 경험, 300개 이상의 이력서 제출을 한 사람은 주변에서 보기 힘들 것입니다.
이 글은 나름대로 특이한 경험을 한 입장에서 경험을 공유하고, 어려움을 겪는
분이 계시다면 함께 고민하고자 하는 생각에 작성하였습니다.
이상으로 글을 마치며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직장생활을 하시는, 또는 구직 중인 펨창님들에게 앞으로 좋은 직장, 원하는 직장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