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공군, 한국산 T-50i 새벽마다 훈련시키는 까닭은
고찬유 입력 2019.05.12. 20:03 수정 2019.05.12. 22:07
https://news.v.daum.net/v/20190512200308247?f=m
무슬림이 87%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는 6일부터 한 달간 라마단 금식에 들어갔다. 이 기간 해가 떠 있는 동안은 아무 것도 먹고 마실 수 없다. 물 한 모금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그래서 동트기 전인 오전 3~4시쯤 일어나 새벽식사를 한다. 이 시간이 되면 마을에 있는 모스크마다 확성기로 “방운(일어나라)” “방운” 외치는 통에 잠을 설칠 수밖에 없다. 새벽에 먹어두지 않으면 하루를 버티기 어렵기 때문에 악착같이 깨우는 일이 일종의 전통으로 굳었다.
즉 인도네시아 공군은 전투기 소음으로 저 오랜 전통에 참여하겠다는 얘기다. 사람들을 확실히 깨우기 위해 훈련은 저공비행으로 도심을 날다가 갑자기 하늘로 치솟으며 소음을 내거나, 터보제트엔진의 추진력을 증가시키며 굉음을 내는 장치인 애프터버너를 반드시 사용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한국산 초음속 항공기 T-50i, 미국산 전투기 F-16이 주로 투입된다.
새벽 훈련은 공군 조종사들이 라마단 기간 낮 훈련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금식을 하면 혈당 수치가 떨어져서 오전 10시 이후 항공 훈련은 금물이라는 것이 의학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인도네시아 공군 관계자는 “조종사의 혈당치가 낮은 상태에선 항공기 운항을 권장하지 않는 게 공군의 방침”이라며 “새벽 훈련은 전통도 유지하고 훈련도 하는 복합 임무”라고 현지 신문 ‘자카르타포스트’에 설명했다. 새벽 훈련은 몇 년 전부터 진행됐다.